스토리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벨기에에서 온 컴퓨터공학도는 기술이라는 단 하나의 렌즈로 공개시장과 사모시장의 경계를 지웠다.
필립 라퐁은 1967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MIT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했고,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6년 줄리언 로버트슨의 타이거 매니지먼트에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합류해 통신과 기술 섹터를 맡았다. 3년 뒤인 1999년, 낸터킷 섬의 한 해변 이름을 딴 코아투 매니지먼트를 세웠다.
라퐁은 기술·미디어·통신이라는 좁은 영역을 파고들면서 자산군의 경계는 오히려 넓혔다.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TSMC 같은 상장기업을 담는 동시에 바이트댄스, 스냅, 도어대시 같은 비상장 기업에도 자본을 넣었다. 헤지펀드와 벤처캐피털의 구분선 위에 서서 같은 산업을 양쪽에서 관찰하는 방식이었다.
2021년 말 시작된 기술주 급락은 그 집중의 대가를 드러냈다. 코아투는 손실을 냈고, 라퐁은 2022년 10월 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자산의 70~80%를 현금으로 들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 산업에 전부를 걸어온 펀드가 그 산업이 흔들릴 때 무엇을 겪는지, 그 해가 보여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