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이 포트폴리오의 주인은 한 사람이 아니라, 보험료를 낸 모든 국민이다.
국민연금기금은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시작되면서 함께 설치됐다. 개인이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노후 소득을 사회 전체가 나눠 준비한다는 것이 설계의 출발점이었다. 가입자가 늘고 보험료가 쌓이면서 적립금은 1600조 원을 넘어섰고, 규모만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연기금이 됐다.
돈의 성격이 운용 방식을 결정했다. 국민의 노후자금인 만큼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승부를 거는 대신,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로 잘게 나누어 담는 쪽을 택했다. 해외 주식은 상당 부분 외부 운용사에 위탁해 굴리며, 개별 종목을 골라내기보다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구조에 가깝다.
2026년 3월 말 미국 증시 보유 신고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담고 있는 종목은 557개다. 엔비디아 6.8퍼센트, 애플 6.0퍼센트, 알파벳 5.1퍼센트로 이어지는 상위 구성은 사실상 시가총액 순서와 겹친다. 확신을 가진 투자자의 선택이라기보다 시장 전체를 통째로 사는 방식에 가깝다. 한편 2023년 제5차 재정추계에서 기금이 2041년 적자로 돌아서고 2055년 소진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제도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공적 논쟁의 한가운데에 있다.